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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다리 절단한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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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철도원 아내의 눈물.'
 
몸을 던져 어린이를 구한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42)의 아내 배해순씨(40)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남편이 다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4개월 동안 '제 다리로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억눌러왔던 눈물샘이 마침내 터졌다.
 
김씨는 5일 오전 경기도 부천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왼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무릎 아래 10㎝까지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잘라냈다.
 
김씨는 지난 7월 서울 영등포역에서 어린이를 구하고 기관차에 치였을 때 왼쪽 발목이 절단됐다. 다행히 접합수술이 성공해 모든 것이 잘될 듯했지만 왼쪽 다리가 오른쪽보다 10㎝나 짧아 걷거나 설 수 없게 됐다. 왼쪽 다리는 완전히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희망이 있어 보였다. 발목 접합수술을 했던 병원에서 다리 연장수술이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29일 병원을 집 근처인 부천 순천향병원으로 옮기면서 다리를 자르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담당의사가 발목 관절이 없는 상황에서 연장수술을 하면 최소 2∼3년은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고, 성공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말해서다.
 
반면 다리를 자르고 의족을 달 경우에는 6개월 후면 등산도 할 수 있다는 말에 김씨는 절단을 결심했다.
 
"아버지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놓으면 한창 크는 아이들한테도 안 좋잖아요. 빨리 퇴원해 가정도 지키고 예전처럼 사회생활도 해야죠."
 
김씨는 왼쪽 다리를 포기하고 가장이자 아버지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는 말을 담담하게 전했다.
 
그러나 배씨는 마음이 찢어졌다. 가능하면 남편의 다리를 '살리고' 싶어서다. 다른 생명을 구하려다 그리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다리를 '살릴' 방법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대학병원의 정형외과 등 다른 병원에 가보기도 하고, 같은 처지의 환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어둡기만 했다.
 
다리를 자르겠다며 수술 스케줄을 잡던 날 배씨는 남편의 침대 옆 간이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하염없이 울었다.
 
"나중에 의학이 발달해서 다리를 '살릴' 수 있다고 하면 얼마나 후회가 될까요? 근데 남편 고집이 워낙 세니…."
배씨는 수술 이후가 걱정이다. "평생 잘린 다리를 보고 살아야 하는 남편이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남편에 대한 안쓰러움에 또 한번 눈시울을 붉혔다.
 
그래도 그녀는 남편의 행동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빠 친구로, 마음씨가 착해서 결혼한 남편이다. 다시 그런 상황이 닥쳐도 남편은 또 몸을 던질 것이라고 그녀는 믿는다.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어린이의 부모에 대해서도 "찾아오고 싶지만 못 오고 있을 거예요"라며 용서했다. 다만 세상 사람들에게 조금은 서운하다. 정부에서 남편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하는 등 우리사회가 '아름다운 철도원'으로 칭송했지만, 정작 도움이 절실할 때는 조용하기만 해서다.
 
6일 오전 김씨는 병상에서 목이 잠긴 상태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건강이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원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다리가 다 나으면 내년 봄쯤 직장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김씨가 건강한 웃음을 되찾아 아름다운 철도원 아내의 눈물을 닦아내 주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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