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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간질환의 영원한 처방 `잘먹고 잘 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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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01-10-06 12:14 조회 1,08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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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간장선생’의 배경은 2차 대전 말기의 일본 시골마을이다. 주인공은 ‘의사의 생명은 다리, 다리가 없으면 팔로 기어서라도 환자를 찾아간다’라는 신념을 가진 50대 의사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환자의 증세를 살피지만 언제나 진단은 ‘간염’이다. ‘간장선생(肝臟先生)’도 그래서 붙은 별명이다. 치료도 ‘잘 먹고 잘 쉬라’는 말과 꼭 필요한 경우 포도당주사가 전부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은 그를 제대로 진단도 못하는 돌팔이라고 쑤군거린다.

물론 이 영화에서 간염은 ‘전쟁의 광기’나 ‘파시즘’을 의미하며, 일본 군국주의의 패망을 상징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과연 주인공이 진정한 명의인지, 돌팔이인지 혼돈스럽다. 무조건 간염 진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간염 중 A형은 물이나 음식, 환자접촉 등으로, B·C형은 주사기 등으로 감염된다. 간염은 지금도 ‘한국인 질병 부담률 1위’에 해당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물자가 부족하고 영양상태가 나빴던 당시엔 더 많이 유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간장병에 대한 당시의 인식은 무지에 가까웠을 것이다. B형 간염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이 1965년쯤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간염은 지금의 간염이라기보다 ‘간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증상이 좀처럼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황달이나 간이 비대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 때도 약간의 피로감을 동반한 감기몸살 정도인 경우도 많다. 만성 간질환은 이런 증상조차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당시 상황에서 간질환이 많았고, 일반인의 간질환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주인공을 오해했을 가능성도 높다.

그렇다면 과연 주인공은 간장병 명의였을까. 그래서 모든 주민들을 간장병 환자로 진단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간염은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마을 사람 전부 다 걸릴 만큼 전염성이 강한 질환은 아니다. 따라서 100% ‘간장병’이라고 진단한 것은 잘못으로 보인다. 영화에서처럼 황달이 나타난다고 무조건 간장병은 아니다. 구리나 철분 침착, 췌장암 등에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는 족족 간염 진단을 내린 것은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간질환에 그가 내린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는 처방은 의학적으로 정확하다. 황달이 심하고 구역질이 심해 음식을 먹기 곤란한 경우라면 ‘포도당 주사’를 투여하는 것도 적절한 조치다. 지금도 간염 등 간질환에 대해선 이보다 더 우선하는 치료 원칙은 없다.

결론적으로 마을 주민 모두를 간염이나 간장병 환자로 진단한 것은 의학적으론 무리다. 그러나 간장질환에 대해 내린 처방은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명문 의대를 나와 시골마을에서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환자에게 달려가는 자세는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모범답안으로 봐도 좋을듯하다.

- 경향신문/도움말/이종경 세란병원 내과과장 -

출처 : http://www.tos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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